배움의 발견

아내가 건네준 책이었다. 타라 웨스트오버(Tara Westover)의 배움의 발견(Educated)은 16년간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의 이야기다. 학교를 정부의 세뇌라 여긴 아버지 밑에서 폐철 처리장을 오가며 자랐고, 형제 중 하나는 사고로 평생 남는 장애를 얻었다. 그럼에도 17세에 혼자 대학에 진학해 28세에 케임브리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책을 덮으며 아버지로서의 내 모습을 되짚었다. 내가 살아온 방식을 유일한 기준처럼 아이에게 들이밀어 왔다는 것, 그 기준이 실은 단 한 번의 삶에서 쌓인 유한한 경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솔직한 말은 결국 이것이다. “넌 뭐가 돼도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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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변화를 원한다면 먼저 물어야 할 것이 있다. 나는 왜 이러는가. 데이비드 이글먼(David Eagleman)의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Incognito)는 우리가 ‘내가 판단하고 행동한다’고 믿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뇌과학의 언어로 보여준다. 갑자기 총기 난사를 저지른 한 남성의 뇌에서 나중에 종양이 발견됐다. 종양이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부위를 정확히 압박하고 있었다.
저자는 말한다. 뇌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는 일이고, 그것이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첫걸음이 된다고. ‘저 사람은 왜 저러는가’보다 ‘나는 왜 이러는가’를 먼저 묻는 사람만이 진짜 변화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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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의 습격

나를 알게 된 다음에는 더 불편한 질문이 온다. 알면서도 왜 바뀌지 않는가. 마이클 이스터(Michael Easter)의 편안함의 습격(The Comfort Crisis)은 AI 글쓰기에 길들어 버린 나 자신을 되돌아보다가 집어 든 책이다. 저자는 동료 두 명과 33일간 알래스카 오지 순록 사냥을 떠나 현대인이 편리함을 좇으며 잃어버린 것들을 재발견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하나다. 저항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조건이라는 것. 글 한 편을 쓰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적절한 표현을 떠올리며 하나하나 입력하던 그 고통이야말로 나를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었다는 걸,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다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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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싯다르타(Siddhartha)를 손에 든 것은 마흔이 넘어서였다. 명예로운 브라만의 삶을 떠나 출가하고, 사문으로 살다가 다시 속세로 돌아왔다가, 뱃사공이 되어 결국 깨달음에 이르는 싯다르타의 여정. 처음부터 의도한 대로 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냥 그렇게 흘러간 것이고, 그렇게 살아진 것이다.
아들과 갈등하는 장면에서 지금의 나와 아이의 관계가 겹쳐 보였다. 내가 이 아이를 가르쳐서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결국 다 자기만의 삶이 있고, 지혜는 전달되지 않는다. “지식은 전달할 수 있지만 지혜는 전달할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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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아내의 싱가포르 주재원 발령을 앞두고 홀로 남겨질 참이었다. 무엇을 위해 이러고 있는가, 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무렵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의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를 펼쳤다. 늙은 어부 산티아고는 사흘 동안 사투 끝에 거대한 청새치를 잡지만, 돌아오는 길에 상어 떼에 뜯겨 생선 뼈만 갖고 돌아온다.
그런데 그것이 실패가 아니었다. 청새치를 잡았을 때의 기쁨, 소년이 곁에 없음을 아쉬워하는 마음, 자신이 잡아 죽인 청새치에게 느끼는 동류의식. 삶이란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산티아고의 빈 배가 조용히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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