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주한 한 시사 프로그램은 성공이라는 신기루에 매몰되어 범죄의 늪으로 침잠하는 청년들의 실상을 서늘하게 비추고 있었다. 초등학교 고학년 딸을 양육하는 부모의 시선으로 마주한 그 세계는 단순한 사회 현상을 넘어 한 가정의 근간을 위협하는 절박한 경고장과 같았다. 영상 초입, 십 대 아이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른바 성공학을 전파하며 또래들을 현혹하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그들이 말하는 경제적 자유란 정직한 노동의 산물이 아닌, 실체 없는 강의를 팔고 또 다른 희생양을 양산하는 다단계식 기만일 뿐이었다.
영상의 중반 이후에 투영된 현실은 더욱 참혹했다. 고액 알바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캄보디아 범죄 조직에 감금되거나, 보이스피싱의 하부 조직원으로 전락해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뒤바뀌는 청년들의 모습은 비극의 정점이었다. 이들은 대개 빚과 생계라는 벼랑 끝에 몰린 절박한 이들이었다. 이러한 청년들의 고통스러운 모습은 나에게도 남의 일 같지 않은 상흔을 건드렸다.
나 역시 이십 대와 삼십 대 시절, 사업의 꿈을 품고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시의 무모했던 도전과 시행착오 속에서 위태로운 순간들도 많았기에, 영상 속 청년들이 처한 절박함이 남 일 같지 않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의 평범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그 험난한 고비마다 자식의 삶이 궤도를 이탈하지 않도록 묵묵히 지켜주신 나의 부모님이 계셨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헌신이 일구어낸 이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위대한 유산이었는지를 이제야 통감하며 깊은 감사를 드린다.
동시에 나는 딸아이 앞에서 부모로서의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다시금 자각한다. 내 아이가 세상의 자극적인 속삭임에 휘둘리지 않도록 올바른 가치관의 방벽을 세워주는 것, 그것은 내가 부모님께 받은 사랑을 딸에게 온전히 전해주어야 할 준엄한 소명이다. 땀 흘려 얻는 소득의 경건함과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얼마나 고귀한 축복인지를 가르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함을 느낀다.
거짓 성공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파괴적인 민낯을 직시해야 한다. 나는 부모로서 중심을 잡기 위해 이 영상을 다시 한번 차분히 되짚어 보려 한다. 그리고 준비가 되었을 때, 우리 가족이 누리는 이 평범한 행복의 소중함을 함께 나누기 위해 딸아이와 나란히 앉아 이 영상을 꼭 시청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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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번 글 정말 좋네요. 덕분에 저도 방송을 모두 보았습니다. 좋은 삶이란 무엇일까요? 오래 두고 고민해 볼 문제입니다.
제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써주신 게 참 고마운 일인데, 공유한 영상도 시청하시고 댓글까지 달아주시니 제 진심이 전해진 것 같아 정말 기쁩니다. 저는 글로써 생각을 전하는 것에 익숙하고, 아무래도 유튜브는 제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남들처럼 유튜브를 즐겨보는데, 종종 다른 이들도 꼭 보았으면 싶은 숨은 보석 같은 영상을 접할 때가 있습니다. 제가 직접 영상을 만들지 않아도, 다른 분들이 만든 영상 중에 좋은 것을 소개한다면 그 또한 가치있는 작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유튜브에서 함께 보고 싶은 영상이 있으면 간단한 생각을 첨가하여 블로그에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