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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을 건강하게 지내는 방법

1월은 연중 기온이 가장 낮은 시기이다. 문을 나서는 순간 칼바람에 본능적으로 옷깃을 여미고 손을 주머니 깊숙이 찔러 넣게 된다. 이 사소한 행동 뒤에는 체온을 잃지 않으려는 우리 몸의 치열한 생존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이 시기에는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체온이 조금만 불안정해져도 세포 활동과 효소 반응이 둔해지고 신경 전달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추운 날 유독 피로감이 심하고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도 바로 이런 생리적 변화에 기인한다.

이처럼 겨울에 느끼는 ‘춥다’는 감각은 우리 몸의 생리적 균형에 대한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몸의 방어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건강한 겨울나기의 첫걸음인 이유다.

뇌 속의 관제탑, 시상하부의 지휘

우리 몸이 추위를 느끼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곳은 뇌 속에 있는 ‘시상하부’다. 시상하부는 뇌 한가운데 자리한 올리브 한 알만 한 작은 부위로, 크기는 작지만 우리 몸 전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명령을 내리는 관제탑 역할을 한다. 추위가 감지되면 시상하부는 즉시 피부 가까운 혈관을 수축시켜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길을 좁히고 따뜻한 혈액을 몸의 중심부로 모은다. 손발이 먼저 차가워지는 것은 중요 장기를 보호하기 위해 말초 혈액 공급을 줄이는 생존 전략의 결과다.

하지만 추위가 지속되어 체온 조절 능력이 한계에 다다르면 ‘한랭질환’의 위험이 커진다. 한랭질환은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 추위 때문에 인체에 피해를 입는 모든 질환을 아우르는 말이다. 이 중 동상은 단순히 피부가 어는 것이 아니라 혈류가 차단되어 조직이 손상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때 급하게 뜨거운 불을 쬐거나 문지르는 행위는 감각이 무뎌진 조직을 더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체온이 더 떨어지면 신경 전달 속도가 느려지고 뇌의 기능도 저하된다. 저체온증 초기에는 단순한 피로감이나 졸음이 오는데, 이는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어 위험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게 만든다. 몸이 으슬으슬하고 집중이 안 된다면 이미 뇌가 추위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신호다. 이를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않고 즉각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더 큰 사고를 막는 핵심이다.

근육의 열 생산과 심장의 순환 유지

추위 속에서 몸이 덜덜 떨리는 것은 근육이 열을 만들어내기 위해 마치 자동차가 엔진을 공회전시키는 것과 같은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떨림 반응은 체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역시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한다. 노인이나 체력이 약한 사람이 추위에 더 취약한 이유는 근육량이 적어 열을 생산하는 능력이 금방 바닥나기 때문이다. 떨림이 멈추는 순간 체온은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 보온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심장 또한 중심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 몸 전체에 따뜻한 피를 돌리기 위해 박동 수를 높이는데, 이는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중요한 작용이다. 하지만 따뜻한 실내에 있다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밖으로 나가는 순간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며 혈압 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갑작스러운 체온 변화에 특히 유의해야 하는 이유다.

여기에 음주까지 더해지면 체온 조절 시스템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알코올은 혈관을 일시적으로 확장시켜 따뜻한 느낌을 주지만, 실제로는 열을 밖으로 빠르게 방출시킨다. 술을 마시고 추운 밖으로 나가는 것은 열린 문으로 열기를 내보내는 것과 같다. 음주 후에는 체감 온도보다 실제 체온이 훨씬 빠르게 떨어져 저체온증의 위험이 몇 배로 높아진다.

체온을 지키는 세 가지 원칙

겨울철 건강을 지키는 첫 단계는 주변 환경을 체온 변화가 덜 일어나도록 만드는 것이다. 실내 온도는 20~24℃, 습도는 40~60%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외출 시에는 현관에서 잠시 머물며 몸이 찬 공기에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만으로도 신체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 것은 공기층을 확보해 보온 효과를 높일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체온을 조절하기에도 유리하다.

둘째, 몸이 젖은 상태를 절대 방치해서는 안 된다. 물은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수십 배 높아 체열을 빠르게 빼앗아 간다. 눈이나 비를 맞았거나 운동 후 속옷이 땀에 젖었다면 즉시 마른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아무리 두꺼운 외투를 입더라도 안쪽이 젖어 있다면 체온은 계속해서 손실된다. 건조함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보온법이다.

셋째,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즉시 파악하고 대처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피로감, 집중력 저하, 사지 감각의 둔화는 중심 체온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명한 경고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무리해서 활동을 지속하지 말고 즉시 따뜻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따뜻한 물을 섭취하고 몸을 녹이는 것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안전을 위한 필수 조치다.

건강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겨울은 누구에게나 추운 계절이지만 그 영향은 사람마다 다르다. 겨울을 건강하게 지내기 위한 체온 조절은 강인한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원리에 기반한 준비와 실천으로 이루어진다.

우리 몸은 외부 환경에 맞서 끊임없이 적응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고, 이에 맞춰 환경을 세심하게 조절하는 것이다. 이렇게 쌓인 작은 습관들이 결국 큰 질병을 막고 건강을 지키는 가장 든든한 기반이 된다.

계절의 추위가 깊어지는 이 시기, 몸을 잘 돌보는 하루가 모이면 건강한 겨울이 완성된다. 그런 날들이 차분히 이어지면 어느새 더 편안한 몸과 마음으로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2026년 1월 15일 대한제당에 실린 글입니다.1 저는 의사이자 작가로서 건강, 인문학 등을 주제로 집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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