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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잊을 만하면 인터넷에 올라오는 영상이 있다. 식당에서, 편의점에서, 콜센터 통화 녹음에서. 아무리 설명해도 듣지 않는 사람, 말이 닿지 않는 상대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버텨내는 누군가의 모습. 보는 사람은 분노하고 공유하고 잊는다. 내가 일하는 보건소도 예외가 아니다. 아무리 설명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민원인 앞에 서본 적이 있다. 그 순간 느끼는 것은 단순한 답답함이 아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벗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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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꾸벅, 밤엔 말똥? ‘봄철 불면’ 탈출법
대문호 찰스 디킨스는 그의 소설 《위대한 유산》에서 3월의 어느 날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태양은 뜨겁게 비치고 바람은 차갑게 부는, 햇빛 속은 여름 같고 그늘 밑은 겨울 같은 그런 날이었다.” 만물이 소생하는 생동감과 겨울의 잔영이 공존하는 이 시기는 우리 몸에도 기묘한 불균형을 불러옵니다. 낮에는 따스한 햇살 아래 춘곤증이 쏟아지는데, 정작 밤이 되면 차가운 그늘 속에 홀로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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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돕고 싶은 것일까
불쌍한 아이들의 얼굴이 화면에 크게 잡힌다.눈물을 자극하는 음악이 흐른다.그리고 마지막에 낯선 단체의 계좌번호가 뜬다. 나는 그때마다 묻게 된다.정말 그 아이를 돕고 싶다면왜 그 아이들의 이름과 계좌번호는 보이지 않을까. 연민은 엄청난 힘을 지닌다.누군가는 그 힘으로 사람을 살리고누군가는 그 힘으로 조직을 유지한다. 돕는다는 말을 내세울수록나는 말보다 방향을 먼저 보게 된다.진짜 도움은 설명이 아니라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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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다른 길을 떠올린다
같은 공부를 했고 같은 출발선에 섰다. 누군가는 병원을 열었고 누군가는 조직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사람을 만나고 서류를 보고 책임을 진다. 가끔은 다른 선택을 한 동료들의 삶이 스쳐 지나간다. 더 넓은 공간 더 빠른 보상 더 분명한 결과들. 솔직히 말하면 마음이 잠깐 흔들릴 때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숫자로 남지 않는 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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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는 것과 꾸며내는 것의 차이
재능을 과시하는 사람을 보면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다. 스스로를 드러내는 태도에는 분명 결점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가식이다. 과시는 가진 것을 숨기지 않는 일이다. 가식은 없는 것까지 있는 척하는 일이다. 사람은 결국 실력보다 진짜와 가짜를 먼저 알아본다. 그래서 오래 신뢰받는 사람은 과장하지 않는다. 있는 만큼만 말하고 없는 것은 조용히 배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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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움직이는 방법
지혜가 있는 사람은 남에게 지나치게 어려운 일을 강요하지 않는다. 억지로 시킨 일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사람은 떠밀릴 때보다 스스로 하고 싶을 때 더 힘을 낸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명령보다 분위기를 만든다.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기면 사람은 자연히 움직인다. 누군가를 바꾸려 애쓰기보다 스스로 시작하게 돕는다. 오래 이어지는 변화는 설득이 아니라 자발성에서 나온다.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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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 싶다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어디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갖고 싶다는 것은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라고.우리는 치약을 갖고 싶다고 말하지 않는다.치약은 삶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정말 필요한 것은 욕망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갖고 싶다는 마음은 대개 없어도 버틸 수 있는 것에서 생긴다.그래서 욕망이 생길 때 기준을 다시 세워 본다.이것이 없으면 안 되는 것인지 그냥 원하고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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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살아보는 것
인생을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틀리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이 선택을 늦춘다.하지만 결국 우리는 정답을 확인할 수 없는 삶을 산다.되돌아가 다시 고칠 수도 없다.그래서 인생은 완성보다 경험에 가깝다.잘했는지보다 살아봤다는 사실이 남는다.기쁘게도 힘들게도 한 번 지나온 시간은 전부 내 것이 된다.인생은 한 번 살아보는 것이다. 그것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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