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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미래

『쓰기의 미래』 표지 이미지 – AI와 인간의 글쓰기 경쟁을 시각화한 도해

2022년 겨울, 나는 글쓰기에 점점 자신이 없어지고 있었다. 해야 할 과제는 쌓여만 가고, 머리는 복잡했다. 그때 우연히 챗GPT를 사용해 보았다. 몇 마디만 입력해도 금세 말끔한 문장이 나왔다. 처음엔 편리하다고 느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 한켠이 불편해졌다. “이건 정말 내가 쓴 글일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쓰기의 미래』는 이런 고민을 진지하게 다룬 책이다. 저자인 나오미 배런(Naomi Baron)은 미국의 언어학자로, 기술이 인간의 언어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이 책에서는 특히 인공지능이 글쓰기 능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다룬다.

우리는 요즘 자주 AI의 도움을 받는다. 자동완성 기능, 맞춤법 검사기, 문장 요약 도구 등은 글쓰기를 빠르고 쉽게 해 준다. 하지만 저자는 이 편리함이 우리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직접 생각하고 고치며 글을 쓰는 힘이 점점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에서 학생들이 에세이나 리포트를 AI로 작성할 경우, 진짜 배움이 이루어지지 않을 위험이 있다.

나 역시 보건소에서 일하면서 글을 쓰는 일이 많다. 처음엔 시간을 아끼기 위해 AI를 활용했다. 하지만 나중엔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 글은 내 생각이 담긴 것일까? 아니면 그냥 잘 만들어진 문장일 뿐일까?” 글쓰기란 단지 정보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나의 고민과 판단을 드러내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AI가 대신해 줄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책은 AI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AI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중요한 결정은 사람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 각자가 글쓰기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이메일 초안은 AI가 도와주더라도, 내용과 표현은 직접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기술 사용법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언어학과 뇌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AI 시대의 글쓰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 만하다. 특히 선생님, 연구자,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쓰기의 미래』는 단지 AI가 글을 잘 쓸 수 있는지를 묻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글을 통해 나를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이 책은 그 중요한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준다. 결국, 글을 쓰는 것은 기계가 아닌 사람의 몫이다. 다른 선택은 없다. 그 어떤 다른 대안도 진짜 우리를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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