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자신의 행동의 모든 부분에 대하여 완전하게 만족하고 있을 때에는 다른 사람들의 판단은 그에게 있어 흔히 별로 중요하지 않다.
『도덕감정론』, 애덤 스미스 (을유문화사) p.233
애덤 스미스는 스스로 만족할 수 있다면 남의 판단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타인의 평가에 기대어서 자신의 작품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문학가와 자신만 옳다고 믿으면 남의 평가는 신경쓰지 않을 수 있는 자연과학자를 비교한다.
만족을 바라보는 저자의 이러한 관점은 오늘날 또 다른 현상을 바라보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오늘날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전시하고 남들의 반응을 기다린다. 그런데 소셜미디어 활동에 열정적인 사람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낮아지고 심한 경우 우울증처럼 병적인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말하자면, 타인의 판단에 의존할수록 삶의 만족도는 훼손된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현상을 또 다른 측면으로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이미 충분히 만족하고 있는 사람일수록 소셜미디어에서 이루어지는 남의 평가로부터 의연할 수 있다. 실제 삶 속에서 행복이 실현되었기 때문에 굳이 남의 동경이나 평가가 주는 것들에 눈길을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타인의 판단으로부터의 독립은 삶의 만족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역으로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은 타인의 판단으로부터의 독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판단의 독립과 삶의 만족은 서로가 서로에게 원인과 결과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 보자면, 어떻게 하면 이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다.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은 소셜미디어 따위에 의존하지 않는 삶으로 이어질 것이고, 반대로 소셜미디어에 몰입하지 않는다면 더 만족스러운 삶이 될 것이다. 무엇이 먼저인가.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와 다름없는 질문처럼 보이지만, 현실에서 이 문제에서 답은 명확해 보인다. 우리 스스로의 의지로 결정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살펴보면 된다.
먼저, 삶에 대한 만족을 보자. 만족은 감정이다. 감정은 마음 먹는대로 되는 게 아니다. 표현은 꾸밀 수 있을지언정, 그 내면의 진실된 감정은 그럴 만해야 그렇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타인의 판단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결단은 의지의 영역이다. 소셜미디어를 멀리 하겠다는 결심. 그것은 그렇게 하겠다고 결정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할 수 없는 것을 억지로 하려고 하기보다, 할 수 있는 것을 결단력 있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 소셜미디어를 벗어나 남의 시선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삶을 살자. 그 결과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것이 논리적으로나 전략적으로나 타당하다. 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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