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날씨가 더워졌습니다. 퇴근길 아파트 현관 앞을 맴도는 작은 날벌레나, 1층 베란다 창틀에 슬그머니 자리 잡은 거미를 보면 여름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합니다. 솔직히 저 역시 벌레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니 배산 둘레길을 걷다가 풀숲에서 벌레를 만나 흠칫 놀랐다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남 일 같지 않습니다.
그래도 산길에서만큼은 마음을 조금 달리 먹어 보려고 합니다. 여름마다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모기라면 쫓아 마땅한 불청객이지만, 산에서 만난 곤충들은 그 숲을 오랜 세월 지켜온 주인입니다.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 이들은 숲의 생태계를 지탱하는 구성원입니다. 산속 벌레 대부분은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우리에게 관심조차 없습니다. 도리어 꽃가루를 나르고 흙을 살려 숲을 떠받치는 고마운 익충입니다. 온천천에 잉어가 돌아오고 왜가리와 청둥오리가 찾아오듯, 산에 벌레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그 숲이 깨끗하다는 반가운 증거입니다.
산속 방제를 신중히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 숲에 살충제를 뿌리면 모기 같은 해충만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에게 이로운 익충까지 함께 자취를 감추고 생태계 균형까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벌레를 그저 견디자는 뜻은 아닙니다. 주민들이 숨 쉬는 일상 공간만큼은 보건소가 빈틈없이 챙기겠습니다. 역대급 더위가 예고된 올여름, 방역 직원들은 주거지 주변의 물웅덩이와 막힌 하수구까지 더 꼼꼼히 살피고 있습니다.
산에 오르기 좋은 때입니다. 혹여 산길에서 작은 벌레를 마주치더라도, 숲을 지켜 온 이들이 곁에 있음을 도리어 고맙게 여겨 보면 어떨까 합니다. 대자연 안에서는 우리가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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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이 다가오면서 보건소의 해충 방역 업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방역의 대상을 산을 비롯한 야생의 곤충들까지 포함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청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거주지가 아닌 자연의 곤충까지 해충으로 여겨서 제거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견해가 공존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글은 이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부산시 연제구 소식지에 기고한 짧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