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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제대로 드시나요?’ 연제구 보건소 강의

한동안 이런저런 일정이 겹치면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일이 자꾸 뒤로 밀렸다. 주민들과 만나 강연도 하고 보건소 현장에서 여러 일을 겪으며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차곡차곡 쌓였는데, 정작 글이라는 형태로 차분하게 옮겨 두지 못하고 흘려보낸 순간들이 많아 내심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지역 주민들과 직접 만나는 강연 시간만큼은 어떻게든 우선순위로 챙기려 한다. 주민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전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보건소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나 역시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오는 까닭이다. 평소 서류나 지표로 접하던 주민들의 삶을 현장에서 직접 마주할 때, 내가 하는 일의 의미와 책임감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이번 강의는 연제구보건소 4층 보건교육장에서 열렸다. 고혈압당뇨를 관리하는 지역 어르신 서른에서 마흔 분 정도가 참석했다. 주제는 잘못 알려진 만성질환 상식을 바로잡고 올바른 약 복용법을 다루는 것이었다. 강의는 일방적인 전달보다는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OX 퀴즈 형태로 시작했다. 맞으면 두 손으로 머리 위에 동그라미를, 틀리면 가위표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퀴즈를 진행하며 인상 깊었던 점은 어르신들의 건강 지식이 생각보다 꽤 높았다는 사실이다. 증상이 없어도 혈압이 높을 수 있다는 점이나, 약을 임의로 끊지 않고 의사와 상의해 줄여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올바른 정보가 잘 전달되고 있음을 느꼈고, 덕분에 기본적인 내용보다는 실생활에서 놓치기 쉬운 세부적인 부분에 집중해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질문 시간에는 건강기능식품과 만성질환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것에 대한 문의가 주를 이뤘다. 그중 하나의 예로 죽염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죽염은 일반 소금과 달라 영양제처럼 먹어도 되지 않느냐는 물음이었다. 죽염에 미네랄이 일부 포함되어 있어 단위당 염화나트륨 비율이 소량 낮을 수는 있으나, 본질은 동일한 소금이다. 몸속에 들어가면 결국 염화나트륨으로 작용하므로, 혈압 관리가 필요한 분들이 영양제처럼 일부러 챙겨 먹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세가 들면서 복용하는 약의 가짓수가 늘어날 때 이를 빠뜨리지 않고 안전하게 챙기는 방법도 다루었다. 약 종류가 많아지면 오늘 약을 먹었는지 헷갈리기 쉽다. 이때는 일주일 단위 약통이나 약 달력을 활용하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요일별 약통에 일주일치를 미리 넣어두면, 중복 복용이나 복용을 잊는 일을 예방할 수 있다. 기억에 의존하기보다 눈에 보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연제구보건소 보건교육장에서 진행된 만성질환 약 관리 강연 모습

진통제 남용에 대한 주의사항도 함께 나누었다. 통증 때문에 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다가 간이나 위장에 문제가 생겨 오는 분들을 진료실에서 종종 본다. 나 역시 예전에 장염을 앓을 때 통증을 줄여보려고 며칠간 타이레놀을 이어서 먹었다가 간 수치가 크게 올랐던 경험이 있다. 의사인 나조차도 방심했다가 곤란을 겪었던 사례를 공유하니 참석한 분들도 한층 집중해서 들었다.

강연을 할 때 준비한 지식을 전하는 것 이상으로, 청중이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보람을 느끼곤 한다. 오늘 나눈 이야기 중 한 가지라도 일상에서 실천해 본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보건소 현장에서 주민들이 건강에 대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실용적인 건강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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