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예전부터 ‘중독’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많았다. 약물 문제만이 아니라, 반복되는 습관이나 무심한 선택들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는 일에 마음이 갔다. 그래서 이번 강의는 평소 생각해 온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기회였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약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강단에 섰다.
그런 생각을 품고 준비한 자리가 바로 연제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약, 제대로 알고 드시나요?’ 강의였다. 의료급여수급자 120여 명과 함께한 이 자리에서는, 익숙하지만 실제로는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 ‘약’이라는 주제를 조금 더 분명하게 짚어보고자 했다.
이 강의는 ‘2025년 약물중독 예방 건강교실’의 일환으로 마련되었고, 특히 의료급여제도를 새로 이용하게 된 분들을 위해 준비되었다. 약을 올바르게 복용하는 법부터 자주 벌어지는 오남용 사례, 제도와 의료기관 활용법까지 폭넓은 내용을 다루었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최대한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로 풀어보려 했다.

강의는 크게 네 가지 내용으로 구성했다. 첫째, 약이 크다고 잘라 먹거나 가루로 만들어도 되는지에 대한 실제 사례. 둘째, 남은 약을 다시 먹거나, 가족이 먹는 약을 함께 쓰는 등 흔히 하는 실수. 셋째, 진통제나 수면제, 식욕억제제 등 반복적으로 복용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의존과 중독. 넷째, 건강기능식품과 치료약의 차이를 짚으며 잘못된 복용 습관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를 함께 살펴보았다.
강의 후 이어진 질문 시간에는 실제 생활에서 궁금했던 점들이 많이 나왔다. ‘약을 빼먹으면 나중에라도 먹어야 하는지’, ‘술 마신 날 약을 먹으면 정말 안 되는지’ 같은 질문은, 평소에도 흔히 고민하던 주제들이라 그런지 반응이 특히 컸다.
강의를 마치고 한 어르신이 다가와 자녀가 보내준 건강보조제를 어떻게 먹는 게 좋을지 조심스레 물으셨다. 어떤 분은 강의가 유익했다며 손을 잡아주셨고, 어떤 분은 자주 이런 자리를 만들어달라 말씀하셨다. 그런 반응을 접할 때마다, 내가 맡은 일의 무게와 의미를 새삼스럽게 실감하게 된다.
보건소장으로서 주민들과 마주하는 일은 수치를 관리하거나 정책을 수행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때로는 한 사람의 생활에 작게 관여해 더 나은 선택을 도울 수도 있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며, 내가 이 일을 이어가는 이유가 조금씩 더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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